장유힐링교회 오후예배
당신의 인생을 바꾼 연결고리
에베소서 4장 15-16절
설교: 한진준 목사
사랑하는 장유힐링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이 거룩한 오후 예배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뜨겁게 환영합니다.
오늘, 저는 설교자의 가면을 벗고 한 사람의 연약한 목회자로서 여러분 앞에 섭니다. 제 삶의 가장 어두운 골짜기와, 그 절망의 한복판에서 만난 하나님의 기적을 먼저 고백하고 싶습니다.
몇 년 전, 저는 인생의 가장 큰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목회 사역을 내려놓고, '엘림G선교회 대표'라는 낯선 직함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방향을 잃은 뱃사공과 같았습니다. 배는 있는데 노를 저을 힘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유명무실(有名無實)'. 이름은 있지만 실체가 없는 선교회. 그 텅 빈 이름의 무게가 제 어깨를 밤마다 짓눌렀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하나님, 저를 어디로 이끄시려는 겁니까?"
그런데 어느 날 새벽,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불과 같은 비전을 부어주셨습니다.
"이제는 '유명무실'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열매를 맺는 '유명유실(有名有實)'한 선교회로 일어서라. 이 땅에 밀려오는 이주민의 파도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들이 바로 내가 너에게 보낸 새로운 시대의 추수할 곡식이니라."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비전은 선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저는 여전히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작은 배였습니다. 이 거대한 비전의 돛을 올리기에는 제 힘이 너무나도 부족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제 인생에 예비해두신 '결정적인 연결고리'를 보여주셨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장유힐링교회 담임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이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기도와 믿음의 격려가 없었다면, 저는 여전히 항구에 묶인 빈 배였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제 인생의 바나바이자, 이 시대의 안디옥 교회입니다.
말씀의 기둥: 머리와 마디의 신비
오늘 우리가 함께 붙들 말씀은 이 위대한 '연결'의 신비를 가장 아름답게 그려내는 에베소서 4장 15절과 16절입니다.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아멘. 이 말씀은 우리 '연결'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완벽한 설계도입니다. 모든 연결은 '머리'이신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머리에 붙어있는 온 몸은, '각 마디'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마침내 사랑 안에서 스스로를 세워갑니다.
'마디'가 무엇입니까? 무릎, 어깨, 손목처럼 뼈와 뼈를 이어주는 관절입니다. 이 '마디'가 없다면 우리 몸은 그냥 뼈다귀 무더기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분의 몸 된 교회를 잇는 존귀한 '마디', 즉 "하나님의 연결고리"로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은,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먼저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찾습니다.
역사 속에 심겨진 하나님의 마디들
먼저 성경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먼지 날리는 모압 땅. 텅 빈 마음과 텅 빈 자루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시어머니 나오미.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그 절망의 길에서, 며느리 "룻"은 시어머니의 옷자락을 붙들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고백 중 하나를 합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인간적인 효심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이전 모든 것을 끊어내고,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자신의 인생의 새로운 연결고리로 붙들었던 위대한 신앙고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 고백을 들으셨습니다. 보잘것없던 이방 여인의 그 신실한 연결을 통해, 다윗의 가문이 열렸고, 마침내 온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생명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신실한 연결이, 인류 구원의 역사를 잇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살기 등등했던 박해자 사울. 모두가 그를 피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때, "바나바"는 자신의 모든 평판과 안전을 걸고 그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바나바의 연결 사역'입니다." 그는 사람의 과거를 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일하실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그는 핍박자 사울을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빚으실 위대한 사도 바울을 믿음의 눈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대한 연결의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사도 바울은 신약성경의 절반을 기록했고, 그의 선교 여행을 통해 수많은 교회와 제자들이 세워졌습니다." 한 사람의 따뜻한 환대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것입니다.
한 사람의 용기 있는 연결이, 세계 선교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세상 역사 속의 하나님의 연결고리들
하나님은 세상의 역사 속에서도 그분의 연결고리를 심어두셨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는 제국의 통치를 위해 길을 닦았지만, 하나님은 그 길을 복음의 고속도로로 바꾸셨습니다. "세상의 권력이 자신들의 영광을 위해 만든 그 길을,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위한 고속도로로 바꾸셨습니다."
아득한 사막을 건너던 실크로드는 어떻습니까? 상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그 길을 오갔지만, 그 길 위에서 오고 간 것은 물건만이 아니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이야기가 섞였고, 새로운 사상과 기술이 만났으며, 복음의 씨앗이 바람을 타고 중국 땅까지 날아갔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든 교역의 길이, 하나님 나라의 문화가 흐르는 소통의 통로가 된 것입니다."
바로 우리 땅은 어떻습니까? 130여 년 전, 이 땅은 가난과 무지와 질병의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그때, 바다 건너 푸른 눈의 이방인들이 이 땅을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단지 성경책만 들고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손에 잡히는 현실로 가지고 왔습니다.
- 그들은 무지했던 아이들의 손에 책을 쥐어주며, 이 땅을 "나라의 미래와 연결했습니다." (배재학당, 이화학당)
- 그들은 콜레라와 천연두로 죽어가던 이들의 손을 잡고, 이 땅을 "생명과 연결했습니다." (제중원, 세브란스)
- 그들은 버려진 아이들을 품에 안고, 이 땅을 "하나님의 따뜻한 가족과 연결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생명은, 이름 모를 선교사들의 희생이라는 거룩한 연결고리 위에 서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연결의 역사
그리고 그 연결의 역사는 바로 오늘, 이곳 장유힐링교회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수많은 연결고리 끝에 이끌려, 이곳에서 하나의 공동체로 함께 예배하고 있습니다.
잠시 옆에 앉은 분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시겠습니까? 어색하시겠지만, 한번 용기를 내어 보십시오. 바로 그분이, 어쩌면 하나님께서 오늘 당신의 지친 마음에 힘을 주시기 위해 보내신, 살아있는 연결고리일지 모릅니다.
생명의 연결자로 부르심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의 연결고리를 받은 '수혜자'로만 머물게 하지 않으십니다. 이제 우리를, 세상 속에서 절망에 빠진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생명의 연결자'로, 교회의 몸을 세우는 거룩한 '마디'로 살아가라고 부르십니다. 이 거룩한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시겠습니까?
첫째, 당신의 손이 바나바의 손이 되게 하십시오.
일터와 가정에서 유난히 어깨가 처져 보이는 사람을 찾아가, 그냥 그의 손을 한번 꼭 잡아주십시오. "요즘 많이 힘들지?" 그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판단이나 충고가 아니라, 그저 마음을 알아주는 따뜻한 손길이 될 때, 우리는 한 영혼이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기적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둘째, 당신의 식탁이 안디옥 교회의 식탁이 되게 하십시오.
이제 곧 추석 명절이 다가옵니다. 모두가 가족을 이야기할 때, 더 깊은 외로움에 잠기는 이들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고향에 갈 수 없는 이주민 청년들, 홀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이번 명절, 여러분의 가정 식탁에 새로운 의자 하나를 더 놓아보면 어떨까요? 김치찌개 하나, 송편 한 조각 나누는 그 작은 환대가, 낯선 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고향의 따뜻함이 되고,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맛보는 거룩한 성찬이 될 것입니다.
셋째, 당신의 무릎이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기도의 연결고리가 되게 하십시오.
저와 우리 글로컬브릿지가 '하나의 집, 두 개의 문'이라는 디지털 성전을 통해 이 모든 연결 사역을 감당하려 합니다. 이 위대한 꿈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릎으로 함께 싸워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도는, 이 땅의 모든 끊어진 곳을 잇고, 무너진 곳을 세우는 하늘의 능력이 임하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입니다.
당신은 결코 우연히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고, 이 시대를 치유하며, 마침내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갈 가장 소중하고 결정적인 '연결고리'로 부르셨습니다. 기억하십시오. 당신은 하나님의 위대한 연결고리입니다.
그 위대한 부르심을 가슴에 품고, 세상 속으로 담대히 걸어 들어가, 생명과 희망을 잇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우리를 먼저 찾아와 연결해주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